결론: 100시간을 통째로 내줄 각오가 됐다면, 지금 스팀에서 살 수 있는 최고의 RPG입니다

발더스 게이트 3(Baldur's Gate 3)는 라리안 스튜디오가 2023년 8월 정식 출시한 CRPG입니다. 출시 당시 게임 어워드를 휩쓸었고, 3년이 지난 지금도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한 줄 요약은 이렇습니다. "당신이 상상한 거의 모든 행동이, 실제로 게임 안에서 작동합니다."
다만 모두에게 맞는 게임은 아닙니다. 아래에서 좋은 점과 각오해야 할 점을 나눠 정리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테이블탑 RPG '던전 앤 드래곤'의 규칙을 그대로 옮겨온 턴제 전투 + 파티 기반 어드벤처입니다. 주인공을 직접 만들고, 동료를 모으고, 대화하고 싸우고 선택하며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핵심은 주사위입니다. 설득도, 거짓말도, 자물쇠 따기도 전부 주사위 판정으로 결정됩니다. 성공하면 우아하게 넘어가고, 실패하면 상황이 꼬입니다. 그리고 그 꼬임까지도 게임이 전부 받아줍니다.
좋았던 점
1. 선택지가 진짜로 이야기를 바꾼다

많은 RPG가 "선택지가 있습니다"라고 광고하지만, 실제로는 대사 한 줄만 바뀌고 결과는 같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게임은 다릅니다.
중요 인물을 초반에 죽여버려도 게임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 인물이 담당했던 이야기가 다른 경로로 우회해서 굴러갑니다. 동료를 내쫓아도, 퀘스트를 완전히 무시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짓을 하면, 개발진이 그 경우까지 미리 만들어둔 걸 발견하게 됩니다.
2. 전투가 퍼즐처럼 풀린다

정면으로 붙어서 이기는 것만이 답이 아닙니다. 상대를 절벽에서 밀어 떨어뜨리거나,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거나, 물에 전기를 흘리거나, 아예 전투 전에 몰래 지나가는 것도 전부 유효한 해법입니다.
턴제라서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도 큽니다. 반사신경이 필요 없기 때문에 액션 게임에 약한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3. 동료 캐릭터의 밀도

동료들은 단순한 전투 유닛이 아닙니다. 각자 목표가 있고, 플레이어의 선택에 대해 의견을 냅니다. 마음에 안 드는 짓을 반복하면 실제로 떠나기도 합니다. 캠프에서 나누는 대화만 따로 모아도 웬만한 게임 한 편 분량입니다.
4. 협동 플레이 지원

최대 4인 온라인 협동이 가능합니다. 각자 캐릭터를 조종하고 따로 돌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친구들과 하면 진행 속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서로 다른 선택지를 고르겠다고 싸우다 한 시간이 지나갑니다.
각오해야 할 점
1. 절대적으로 깁니다
메인 스토리만 밀어도 수십 시간, 이것저것 다 보려면 100시간을 훌쩍 넘깁니다. 주말에 가볍게 즐길 게임을 찾고 있다면 이 게임은 아닙니다.
2. 초반 진입장벽

캐릭터 생성 화면부터 클래스, 종족, 배경, 능력치가 쏟아집니다. D&D 규칙을 모르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고민하지 말고 게임이 제공하는 추천 프리셋을 그냥 고르세요. 게임 중에 캐릭터를 다시 짤 수 있는 방법이 생기므로, 첫 판은 대충 시작해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3. 3막의 무게
후반부인 3막은 도시 전체가 열리면서 정보량이 급증합니다. 사양 요구도 이 구간에서 가장 높습니다. 저사양 PC라면 여기서 프레임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이야기 중심 게임을 좋아하고, 선택에 무게가 실리는 걸 즐기는 분
- 턴제 전투처럼 천천히 생각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분
- 게임 하나를 오래 붙잡고 파고드는 스타일
- 친구 3명과 함께 긴 여정을 떠나보고 싶은 분
이런 분께는 비추천합니다
- 짧고 빠른 세션 위주로 게임하는 분
- 읽어야 할 텍스트가 많은 게임을 싫어하는 분
- 화려한 실시간 액션을 기대하는 분
구매 팁
발더스 게이트 3는 할인 폭이 큰 편이 아닙니다. 워낙 잘 팔리는 게임이라 라리안이 가격을 크게 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조금이라도 할인하면 그때가 살 때입니다.
참고로 2026년 스팀 가을 할인은 10월 1일부터 8일까지, 겨울 할인은 12월 17일부터 진행됩니다. 지금 당장 급하지 않다면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고 알림을 기다리는 편이 좋습니다.
총평
별점 5점 만점에 5점
"시간만 있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지만, 그 조건만 충족되면 이 게임은 몇 년에 한 번 나올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라이브러리에 하나쯤 두고 천천히 진행할 게임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추천합니다.
※ 본문에 사용된 스크린샷의 출처는 스팀(Steam) 상점 페이지이며, 저작권은 Larian Studio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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